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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립마산문학관은 22일부터 7월 26일까지 제43회 특별기획전 ‘마산문단의 전설 백치 동인 자료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는 백치 동인의 창립 60주년을 맞이하여 우리 지역 현대 문학의 성장과 발전을 담은 그 발자취를 살펴보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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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동인은 1950년대 마산 시내 고등학교 문예반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창립되었으며 지난 2009년 5월에 ‘백치’ 창간호를, 2018년에는『백치』 2집을 출간했다. 백치동인은 마산고등학교의 이제하(시), 송상옥(소설), 변재식 (연극), 김병총(소설), 강위석(시), 김용복 (시), 염기용(번역), 황성혁(수필)과 마산상업고등학교의 이광석(시), 조병무(시), 임철규(평론), 김재호(시)를 비롯 마산여고의 박현령(시), 김만옥(소설) 그리고 성지여고의 추창영(시) 등으로 구성되었다.
백치 동인은 절반 이상이 신춘문예나 문예지의 추천 관문을 통과하는 성과를 보여주었는데, 당시에 백치 동인의 지도교사 역할을 해준 문인은 김춘수 김남조 이원섭 김세익 문덕수 등으로 내로라하는 문단의 거목들이었다. 이들로부터 젊은 문학도들은 마산 문단의 제2 르네상스 시대를 꽃 피울 문단적 경사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백치의 창립 당시 모습에 대해 이제하 시인은 “ 백치동인이 발의된 것은 지금은 상업을 하고 있는 전일수 형에 의해서이다. 마고 3년으로 올라가던 겨울방학 무렵이었는데 전 형이 무슨 엉뚱한 생각에서인지 범문학서클 하나를 만들자고 갑자기 열에 떠서 연락을 하고 다녔다. 수필을 쓰고 있던 그가 김남조, 이원섭, 김춘수, 김수돈 같은 그 무렵 마산에 있던 멋쟁이 시인들에게서 아마 주체할 수 없는 열정을 자극받았던 것 같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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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석 시인은 “그때만 해도 우리 또래 남녀 학생들에겐 하나의 경계선이 지엄했다. 말을 걸거나 편지를 주고받거나 심지어 아는 체하는 것도 금기였다. 그 같은 벽을 과감히 허물고 ‘문학’이라는 소통의 자리에 함께한 만남이 ‘백치’였다.”고 하며 ‘가고파’의 낭만이 살아 숨 쉬는 신·구마산 바닷길을 ‘오 솔레미오’의 선율로 누비며 헤매기도 했던 그 시절을 떠올렸다.
이번 전시회에는 백치 동인들의 문학 자료와 저서, 사진 등을 비롯해서 50~60년대 희귀 문학 자료 등 200여점이 소개될 예정이다. 열림식은 오는 22일 오후 4시 마산문학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되는데, 이제하 시인의 초기 대표작 「청솔 푸른 그늘에 앉아」의 시낭송(오세신)을 비롯하여, 「모란동백」 노래 등이 준비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