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따라 세월따라 켜켜이 쌓인 문화를 만나다 | 마산합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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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합포구
골목따라 세월따라 켜켜이 쌓인 문화를 만나다
기사입력 2020-10-07 12:55   최종편집 창원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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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s창원]마산합포구 문화동은 이름처럼 다채로운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그 문화들은 옛 마산의 역사와도 일맥상통하는데, 시대가 바뀌어도 쉬이 사라지지 않고 켜켜이 쌓여왔다.

 

문화동이 지금의 모습을 갖춘 데에는 1899년 마산항 개항과 일제강점기의 영향이 컸다. 한반도에 침략한 일본은 문화동 일대를 거주지로 삼았는데, 그때당시 건설된 상가와 일본식 건물들이 지금도 문화동 곳곳에 남아 있다. 러시아 영사관과 일본 영사관도 문화동에 있었고, 옛 마산헌병분견대 건물은 지금도 온전하게 보존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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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산헌병분견대 전시관( 등록문화재 제198호인 옛 마산헌병분견대건물을 창원시가 역사전시관으로 꾸몄다. )     ©times창원편집국

1912년 건설된 옛 마산헌병분견대는 당시 조선인들을 억압하고, 탄압했던 아픈 역사가 서려있는 곳이다. 역사적‧건축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05년 등록문화재 제198호로 지정됐고, 지난해에는 창원시가 전시관으로 리모델링해 개관했다. 마산제일여고도 일제강점기 신사가 있던 자리인데, 당시 신사로 오르던 계단이 지금도 그대로다.

 

1930년대에는 문화동 일대가 '사쿠라마찌'라 불렸다고 한다. ‘벚나무 동네’라는 뜻인데, 대곡산에서 합포만으로 이어지는 소하천 양쪽으로 벚나무가 드리워져있었고, 하천의 맑은 물 위로 떨어지는 낙화가 일품이었다고 전해진다. 세월이 흘러도 그 아름다움만은 변함이 없어서 1980년대에는 소하천 다리가 청춘남녀들의 만남의 장소가 되었고, ‘연애다리’라는 이름이 생겼다.

 

마산의 통술 문화도 일제강점기와 연관이 있다. 당시 요정 등에서 일했던 기생들이 해방 후 생계를 위해 부둣가에 좌판을 차리면서 시작된 술 문화다. 5~6만 원 안팎의 기본 술상이 나온 이후 술값만 내면 새로운 안주가 제공되는데 점차 사라져가는 통술문화의 맥을 잇고자 지난해 가을 제1회 신마산 통술거리 문화축제가 열리기도 했다.

 

해마다 추석 즈음이면 만날근린공원에서도 한바탕 민속놀이가 펼쳐진다. 고려시대에 시집간 딸과 친정어머니가 서로 그리워하다 만날고개에서 극적으로 상봉했다는 전설을 기리기 위해 '마산 만날제'를 개최하기 때문이다. 아쉽게도 올해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열리지 못했지만, 만날근린공원에 가면 서로를 껴안고 있는 모녀상과 그 전설이 안내되어 있어 애틋했던 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문화동은 고려시대부터 1899년 마산항 개항, 일제강점기, 산업화와 도시화를 거쳐 온 마산의 굴곡진 역사를 응축해놓았다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다. 골목 따라, 세월 따라 켜켜이 쌓여 있는 그 문화를 만나러, 깊어가는 이 가을에 일부러 찾아가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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