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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s창원]창원시립 마산문학관는 7일부터 12월 6일까지 제47회 특별기획전 ‘서예로 만나는 창원의 문학’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는 창원 통합 10주년 기념으로 기획됐으며, 마산문인협회, 창원문인협회, 진해문인협회 회원들의 시 작품 47편이 전시될 예정이다. 서예는 한메서예연구원장인 조현판 선생이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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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문학관은 앞서 <허당 명도석 선생 유작시 전시회>, <캘리로 만나는 3·15의거시 전시회>를 개최해 통합의 정신을 애국심과 민주정신에서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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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시 속에는 창동 골목과 마산항, 주남저수지와 용지공원, 곰메바위와 천자봉 등 우리가 살고 있는 터전의 모습과 전어 축제, 아구찜 같은 먹거리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작품들은 통합 1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 다시금 우리 지역에서의 삶과 사랑을 되돌아보는 의미를 담고 있다.
“빗줄기의 끝을 물고 일제히 날아오른 / 괭이갈매기의 날갯짓을 보아라 / 커다란 그물이 되는 합포만을 보아라 // 그물 속에 갇힌 돝섬 / 한 마리 고래로구나 / 고래등에 떨어지는 하느님의 눈물 속에 / 그 옛날 합포 물빛이 / 전설처럼 푸르르다” –하영, 「합포만 연가」 전문
하영 시인은 「합포만 연가」에서 합포만의 푸른 빛과 괭이갈매기의 흰 빛을 대비시켜 보여주고 있다. 전설 같이 맑았을 합포 물빛은 깊은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합포만은 마산과 창원과 진해의 바다로 시인 묵객들이 노래했던 월영대와 더불어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상징적 공간이다.
“한낮의 따스한 햇살이 / 저물 무렵이면 다시 모여들어 / 나무는 나무끼리 / 산새는 산새끼리 쓰다듬어 / 적막도 아득한 / 길 위에 길이 여기 있는 곳” -김명화, 「안민고개」 전문
김명화 시인은 시에서 “햇살”, “나무”, “산새”라는 시어를 통해서 자연과 가까운 공간으로서의 안민고개를 노래하고 있다. 안민고개는 지금처럼 진해로 통하는 터널이 생기기 전까지는 왕래가 잦았던 대표적인 통행로였다. 지금은 관광객이나 등산하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 “적막”하고 “아득”하고 그리운 공간으로 기억되고 있다.
“나무는 / 걸어온 길 스스로 축복하기 위해 / 제 발자국 위에 수를 놓는 것이다 // 제 가야 할 길 보기 위해 / 저리 환하게 촉을 밝히는 것이다 // 또 한 번 험한 계절 / 가벼이 건너고자 / 불필요한 수식 버리고 / 여백을 품는 것이다” -김일태, 「가로수 길 위에서」 전문
김일태 시인은 창원의 명물 가로수 길을 통해서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노래하고 있다. “걸어온 길 스스로 축복하기 위해 제 발자국 위에 수를 놓는” 존재란 바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이다. 화려한 시절은 지나가고 “험한” 시절을 건너려면 “여백”을 품어야 한다고 말한다. 여백은 곧 비움이니, 비우고 나면 계절의 순환대로 다시 환한 봄날을 맞이하는 희망을 담고 있다.
이번 토요일부터 시작되는 전시회는 합포만이 내려다보이는 마산문학관에서 깊어가는 가을 풍경과 함께 방문객들을 맞을 예정이다.
전시회 서예를 맡은 조현판 원장은 “통합 10주년을 맞아 우리 지역을 소재로 한 작품을 모아 개최하는 전시회라 애정을 많이 가지고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