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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s창원]1년 전 환자분이 다급히 병원으로 찾아왔다. 회사원 윤 모(43)씨는 정월 대보름을 맞아 친구들과 저녁을 먹은 뒤 마침 정월 대보름이라고 식당에서 부럼이 나왔다고 한다. 윤 씨는 “1년이나 지났는데 괜찮겠지”하고 이제 이가 건강해졌으리라 생각하고 호두를 씹다 그만 임플란트를 파손시키고 말았다. 윤 씨는 “조심했어야 했다”며 그때를 아직 잊지 못한다며 회상했다.
오는 26일은 정월 대보름이다. 우리 민족은 예부터 정월 대보름이면 한 해 동안의 부스럼을 해방하고 만사태평하게 해 달라는 염원을 담아 땅콩, 밤, 은행, 잣, 호두 등의 견과류를 어금니로 깨무는 풍속이 있었다.
사실 견과류는 우리 몸에 정말 좋은 음식이다. 불포화지방산으로 구성돼 성장기 어린이의 두뇌발달과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딱딱한 견과류는 치아가 약한 어린이와 노인이 잘못 깨물게 되면 치아에 악영향을 끼친다. 자칫하면 치아는 물론 임플란트 등의 보철물까지 파손시킬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김병수 메디스치과(부산 서면) 대표원장은 “딱딱한 부럼을 깨뜨리는 동안 치아는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실제로 정월 대보름 이후 치아가 손상돼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이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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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전통적 식습관으로 마른오징어, 쥐포 등 질기고 단단한 음식을 먹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20대부터 이미 30대 일반 서양인의 치아를 갖고 있다는 후천적인 원인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개 40대 중반이 되면 치아는 이미 60대 서양인의 수준까지 치아가 손상되어 있다.
김 원장은 “40대 이후 치과를 찾는 환자들은 대부분 육안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치아가 씹을 때는 자꾸 아프다고 말하는 환자들이 많다” 며 “아픈 정도가 심할 경우 음식의 섭취 및 생활 의욕까지 저하시킨다” 고 강조했다.
사람들의 치아는 활동 중에 90% 이상 사이가 자연스럽게 떨어져 있어야 치아와 주위 근육에 무리를 주지 않게 돼 있다. 힘들거나 초조할 때마다 이를 악무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30초만 치아를 물고 있어도 안면근육에 피로가 오며 저작근통이나 두통을 유발하게 된다. 근육통이야 쉽게 해소될 수 있겠지만, 치아는 돌이킬 수가 없는 큰 타격을 줄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
정월 대보름을 맞아 이를 악물면서 부럼을 깨다가 건강을 챙기려다 되려 치아를 잃을 수 있음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이를 악무는 습관으로 말미암아 부작용으로 씹을 때마다 치아가 시큰거리고, 치아 뿌리까지 충격이 파급돼 치아 신경을 죽이는 치료(근관치료)를 받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치아를 깎아서 치료를 시행하는 지르코니아 크라운을 씌워 줘야 한다”며 “심한 경우 치아가 반으로 쪼개지는 일도 발견되며 이 때는 이미 자연치아를 살릴 수 없어 뽑아 제거하여 임플란트 등의 수술을 해야 하는 응급상황도 발생한다” 며 “특히 부럼을 치아로 깨는 일은 없어야 한다” 며 강조했다.